가장 많이 본 글

2020년 4월 1일 수요일

"친구"와 "Friend"

제목만 보아서는 같은말 인데 뭐가 달라?
하실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제목의 글을 쓰게된 계기는 이렇다.

약 3년 전 재혼한 내 마누라, 킴벌리는 미국사람이고 미국에서 초등, 중등학교의 화학, 물리 생물 교과의 정식 교사 자격증을 가졌었고 결혼 당시는 영어 유치원의 원어민 교사였다. 결혼 후 유치원의 취업 계약 만료 후 재계약을 하지 않아 교육비자 E2에서 외국인 배우자 비자인 F6로 변경이 되어 취업이나 기타 모든 면에서 내국인과 다름이 없게 되었다.
영어 유치원에서도 알아주는 교사였던 킴벌리를 주변 사람들이 가만두지 않아 영어 교습을 해달라는 요청에, 주로 초등생의 교습을 시작하였는데 처음에는 학생의 집에 방문하거나 스터디 까페를 이용하기도 했는 데 강동구 성내동의 오륜교회 부근에 적당한 작은 사무실을 임대하여 약 8개월 전에 1인 학원을 꾸미게 되었다.

학생 중, 초등학교 2학년인 3명이 매주 금요일 약 2시간, Science Class라는 이름하에 천체에 관한 이야기부터 거미, 공룡 등의 주제를 정해 과학을 영어로 배우는 데 최근 새로운 4학년 짜리가 교습을 받고 싶다고 카톡으로 연락이 와서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학생의 엄마를 위해 내가 같이 첫 미팅에 참석하게 되었다.

영어 이름이 Alex라고 하는 학생이 하는 영어 몇마디를 들어보고, 영어 책을 읽게 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킴벌리의 수준 측정 결과는 앞서 말한 Science Class의 2학년 짜리와 비슷한 수준임으로 이 반에 합하면 되겠다는 결론이었다.

문제는 기존의 2학년 짜리 3명의 엄마들은 반대를 하는 데 킴벌리는 같이 온 Alex의 동생과 2학년 짜리 3명 중, 소개를 받은 유진이와 친구 사이이므로 말하자면 Alex도 같은 Friend 사이인 데 뭐가 문제가 되느냐는 데 있다.

내가 킴벌리에게 어린 학생들 사이에 2살의 차이는 엄청 큰 것이며 특히 나이가 적은 쪽에서는 부담감을 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지만 킴벌리는 반대하는 엄마들의 배신감 때문에 눈물까지 보였다.

나는 이것은 자선사업이 아니고 Business 이다. 싫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으면 떠나면 되고 모두가 마음에 들지 않아 떠나면 Class를 폐쇄할 수도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은 너가 권위를 가지고 결정해라."라고 말해 주었다.

결론은 한국어 "친구"는 영어의 "Friend"로 단순 번역이 되는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영어권에서는 80세가 넘은 노인과 열 몇살 먹은 소년이 서로 "We are friends." 라고 하며 지내는 경우도 있으나 이들의 사이를 한국말의 "친구"로 해석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친구"와 "Friend"는 같은 의미의 말이 아니다.

댓글 1개:

  1. 저도 그부분에 대해서 워킹홀리데이때 많은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대학시절 선 후배와의 관계, 그리고 형 동생과의 관계를 외국친구들에게 전할때 항상 Older brother도 아니고 Friends도 애매한 그런 고민에 빠진적이 있었죠. 결국 외국애들에겐 Friends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었지만요. 한국어를 배우는 국어학원에선 한국정서에 맞는 위계질서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외국에서 살다오신 뛰어난 선생님께서 언어뿐만 아니라 그 나라 정서까지 옮겨주시겠다는데, 학부모님들은 ‘어릴때 부터 영어는 가르치고 싶지만 외국정서는 싫다!’ 라고 말하는걸 보니 제가 다 속이 상하네요...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10년간 영어를 배워도 쓰지를 못합니다. 그 이유는 언어에 포함된 정서와 문화를 배운게 아닌 그저 수학공식처럼 문제-답만을 배웠기때문이 아닐까요? 뛰어난 강사님께서 맘고생이 많으시겠지만 큰 방향성을 꾸준히 추구해나가신다면 분명 그 뜻을 이해해주는 때가 올것이라 생각하며, 앞길 응원하겠습니다!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