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내가 선풍기를 싫어하거나 사용하지 않는가? 아니다. 우리집에는 4대의 선풍기가 각 방마다 있고 거실에, 주방에도 이미 있다.
오늘은 우리집의 5번째 선풍기를 어떻게 장만했는지를 이야기 하려고
한다.
선풍기를 버리는 계절
여름의 초입이 선풍기를 가장 많이 버리는 계절이다.
여름이 되어 선풍기가 필요한 계절이 되면 작년에 사용하다 창고 또는 구설진 곳에 쳐박아 둔 선풍기를 꺼내어 먼지를
대강 털고 돌리게 되는 데 대부분의 선풍기가 문제없이 작동한다. 그런데 어라! 이게 왜 돌지 않지? 하는 선풍기도 있다. 선풍기를 이리저리 보아도 일반인은 도무지 왜 선풍기가 돌지 않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어떤 사람은 메이커의 서비스센터를 찾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포기하고 새로운 선풍기를 구입하게 된다. 이 고장난(?) 선풍기는
새 선풍기가 집에 오는 날 쓰레기통으로 직행하게 된다.
나는 이런 고장난(?) 선풍기를 줏어서 수리하여 사용한다.
우리집의 4번째 무료 선풍기
어제, 외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후미진 골목 안에서 선풍기를
들고 나오는 사람을 보았다. “앗차! 이사람이 선풍기를 버리는
구나” 생각하고 잠깐 기다렸다가 그 사람이 선풍기를 쓰레기 더미에 버리고 돌아서 간 뒤에 줏어 왔다.
“신일” Brand가 달린 제품으로 “Made in Korea”이며 제3세대(아래의 내용 참고) 방식의
제품이다. 내가 왜 한국 제품인 것을 강조하느냐 하면 지금은 소형 가전 제품에 중국산 제품이 많이 보급되다
보니 허접한 중국산에 비하면 “국산” 이라는 말은 이제 “품질이 좋다”는 의미의 대명사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 길에서 무료로 습득한 선풍기를 집으로 들고와 일단 그물 망과 날개를 분해하고 뒷 카바까지 열어 완전히 물로
세척한 뒤에 충분히 말렸다. 조립하기 전에 미싱용 오일을 앞, 뒤
축에 충분히 주유하고 조립 후 돌려보았더니 이게 1, 2, 3단 모두 힘차게 돌아가지 않고 비실 비실
한다. 오일이 부족해서 그런가? 또는 내부 코일이 소손된
것인가? 하고 오일도 조금 더 주유하고, 절연저항도 측정해
보았지만 정상이다.
또 다른 원인을 생각하던 중에 아! 캐패시터가 나쁘면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뒷 카바를 다시 열고 용량을 확인하니 1 마이크로 패럿 짜리가 달려 있다(사진 참조).
이 캐패시터를 어디서 구하지…? 한참을 생각한 끝에 아! 극성이 없는 마일라 캐패시터면 되겠다고
생각하고 부품 설합을 모두 뒤졌으나 충분한 용량의 캐패시터가 없다.
아차! LED 전원 회로에 있는 캐패시터를 재활용 하면 되겠다 생각하고
내 작업실의 쓰레기통을 뒤지니 몇일 전 LED 십자등을 줏어와서 분해하여 보았는 데 재활용의 여지가
별로 없어 완전 분해하여 플라스틱 등을 재활용으로 버리고 PCB를 쓰레기통에 버렸는 데 이놈을 찾았다.
확인해 보니 “285”로 마킹된 2.8uF에 해당하는 캐패시터가 무려 4개나 달려있다.
이 중 하나를 떼어 기존의 캐패시터의 단자에 납땜을 하여 붙였다.
결과는 대 성공 이었다.
이로서 우리집에 4번째 “무료” 선풍기가 생겼다.
참고로 선풍기의 고장을 판별(고장 원인을 알면 고치는 방법은 쉽다)하는 방법과 각 세대별 선풍기의 특징을 아래에 적어 두었다.
선풍기의 증상별 고장 원인을
열거하면 아래와 같다.
1.
오일 부족: 저속을 선택했을 때는 회전을 잘
시작하지 못하지만 고속을 선택하면 잘 돌기는 하는 데 회전 속도가 종전 보다는 조금 느리다. 카바를
열고 전원이 없는 상태에서 날개를 손으로 돌릴 때 조금 뻑뻑한 느낌을 느낄 수 있고 손으로 빠르게 회전을 시켰을 때도 금방 회전이 멈춘다. 대부눈의 버려진 선풍기에 해당하는 증상이다. - WD-40이나 미싱용 오일을 앞, 뒤 축에 한방울씩 주유하면 해결된다.
2.
캐패시터 불량: 모든 속도에서 회전의 시작이
매우 느리고 고속을 선택해도 회전이 빠르지 않다. 손으로 날개를 돌릴 경우 금방 멈추지는 않는다. - 조금 귀한 타입의 고장이다. 위에 쓴 내용을 읽으면 어떻게 수리하는 지를 알 수 있다.
3. 기타 불량: 선풍기 내부의 단상 Induction Motor 내부 코일이 소손된 경우도 가정할 수 있으나 그런 경우는 보지 못햇다. 보통 단상 전동기는 구속되어도 소손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내부 전선이 끊어진 경우 또한 보지 못했다. 목이 부러져서 멀쩡한 선풍기를 버리는 경우는 있다. 이 경우 철판 등으로 보강하여 수리할 수 있다.
3. 기타 불량: 선풍기 내부의 단상 Induction Motor 내부 코일이 소손된 경우도 가정할 수 있으나 그런 경우는 보지 못햇다. 보통 단상 전동기는 구속되어도 소손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내부 전선이 끊어진 경우 또한 보지 못했다. 목이 부러져서 멀쩡한 선풍기를 버리는 경우는 있다. 이 경우 철판 등으로 보강하여 수리할 수 있다.
세대별 선풍기의 특징
1. 제1세대: 좌우
회전 선택이 모터 몸통에 보턴이 달려있어 누르면 좌우 회전이 되고 들어 올리면 정지하는 타입. 지금도
대형 공업용 선풍기는 대부분 이 방식이다.
2.
제2세대: 좌우
회전 선택 스위치가 바닥의 타이머 옆에 있고 자전거의 브레이크와 같은 방식의 강철 케이블로 좌우 회전 기어 박스를 주 전동기에 연결 또는 해제를
하여 선택을 한다.
3.
제3세대: 외관은 2세대와 같으나 케이블 식이 아닌 소형 모터가 달려있어 이 모터를 켜거나 끄는 방식으로 좌우 회전을 선택한다.
4.
제4세대: 리모컨으로
선풍기의 모든 기능을 통제하는 방식이다. 어떤 선풍기는 “자연풍” 또는 “산들바람” 이라고
하는 바람의 강약 리듬을 주어 자연의 바람과 비슷한 상태를 만들어주는 모드도 있다. 사용하기가 쉬운 대신 가격이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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